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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發 ‘실손보험’ 붕괴 위기… ‘비급여 누수’ 원천봉쇄 추진
[2021-07-25 21:12:00]
 
금감원-보험업계, ‘실손보험 비급여 누수방지 TF’ 가동
‘비타민제·도수치료·다초점 백내장’ 등 객관적 근거에 치료목적 확인 필수


내년부터 도수치료를 비롯, 과잉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진료항목의 무분별한 실손보험금 청구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4년간 7조원이상 손실, 만성적 ‘누적 적자’여파로 인한 판매중단 러시 등 실손보험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당국-업계가 고심한 특단의 조치다.


■ 무분별한 비급여 보험금 청구 제동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비급여진료 심사 강화 등을 담은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금 누수 방지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6월 실무 TF를 가동했다.
당국-업계 TF가 추진하는 비급여 보험금 누수 방지 방안의 핵심은 과잉진료항목을 발굴하고 항목별 심사 강화 방안을 마련, 보험업계가 공동으로 적용하는 데 있다.
현재까지 발굴된 주요 과잉진료 항목은 △식약처 허가기준을 초과한 영양제·비타민제(주사제) 투여 △근골격계질환이 아닌 질환에 과다·반복 시행하는 도수치료 △65세이하 연령대 다초점백내장 다수 시행 △갑상선고주파절제술, 티눈 냉동응고술 반복시행 등이다.
위 항목들은 최근 보험금 지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 14개 손보사 기준 백내장관련 보험금 지급액은 2018년 2553억원서 지난해 6480억원으로 늘어나며 2년간 무려 153.8% 증가했다.
특히 도수치료의 경우 의학적 기준과 무관하게 소아청소년과나 피부과, 심지어 의과가 아닌 치과서 행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대 남성이 산부인과서 도수치료를 받는가 하면 53세 남성이 치과서 같은 항목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식이다.
당국과 업계는 각 항목의 세부 심사기준을 수립하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산재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의 심사기준, 법원 판례, 분쟁조정 사례, 심평원 해석 사례 등을 반영키로 했다.
객관적인 의학적 근거를 통해 치료목적이 확인되고, 보건당국의 허가 범위 내에서 진료가 이뤄져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국-업계 TF는 8월 말까지 과잉진료항목 발굴 및 심사강화 방안 초안을 마련,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초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번 대책이 무분별한 비급여와 과잉진료를 막아 대부분의 실손보험 계약자의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 손해율 악화發, 실손보험 가입문턱↑

실손보험은 단체보험을 포함해 국민 39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손해율 악화로 적자누적이 심화, 보험사들이 속속 판매를 중단하는 실정.
2010년만 해도 30개 보험사가 실손보험을 팔았는데 지난 10년간 외국계와 중소형사가 잇따라 빠져나가면서 이달 출시된 4세대 실손은 절반인 15개사만 판매한다.
가령 지난 2011년 라이나생명을 시작으로 오렌지라이프, AIA생명,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DGB생명, DB생명,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가입가능 연령도 65세에서 50세로 낮아져서 50세이상은 보험료가 더 비싼 고령자전용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예전에는 병력이 없는 20~30대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방문 진단 등이 필요할 정도로 가입 자체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신규가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손해율 악화로 적자가 심해져서다. 손보사 기준,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5%로 집계됐다. 손보사 기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실손보험 누적 손실액은 7조3462억원에 달한다.
실손보험 손해액의 급증이유는 의료이용량 증가에 따른 보험금 청구 증가 때문이다.
2017년 건보 보장성 강화정책인 이른바 ‘문재인케어’ 시행이후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가 단계적으로 급여로 전환해 실손보험 등을 판매하는 민간 보험사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의료계가 수익보전을 위해 또 다른 비급여 진료항목을 늘리는 ‘풍선효과’가 통제되지 못하면서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더욱 악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보험사의 대표적인 적자상품이므로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실손보험의 언더라이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할증은 3년 후에나 적용되므로 현재 심각한 손해율 개선에는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입문턱이 높아지자 실손보험 누수의 주요 원인인 ‘비급여 진료’에 칼을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뿐만 아니라 비급여 진료를 사실상 무제한 받을 수 있는 ‘1세대’ 구(舊) 실손보험은 심각한 손실로 인해 2년 연속으로 20%내외 보험료 인상률이 적용, 내년에도 비슷한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3∼5년 갱신 주기가 도래해 보험료가 2∼3배 오른다는 보험사의 예고에 놀란 가입자 불만도 급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그동안 비급여 보험금 누수 차단보다는 대대적인 보험료 인상으로 대처한 면이 있다”며 “이번 대책은 보험사가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를 제대로 관리해야 할 책무를 다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건강보험 정액담보 가입한도도 손본다

한편, 당국·업계 TF는 비급여진료 심사 강화와 함께 실손가입자 대상 수술 또는 입원에 정액 보험금을 지급하는 각종 건강보험상품의 가입한도를 설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입원 1일당 또는 수술 1회당 정액 보험금을 주는 상품이 갑상선고주파절제술 등 비급여 수술을 부추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액형 보험의 다수가입은 여러 보험사들서 보험금을 중복 수령하기 위한 것인데 이같은 행태는 건보재정 악화마저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 가입심사 때 기존 가입이력을 확인, 과도한 계약을 제한하듯 실손보험 계약자는 과도한 정액형 담보를 가입하지 않도록 제한하자는 데 업계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김무석기자 kms@insur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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