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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95억’만삭아내 사망사건… 민사소송 엇갈려

[2021-11-18 12:40:00]

남편살인·사기 등 혐의 무죄… 삼성은 지고, 미래에셋은 이기고 “남은 보험사 소송결과도 미궁”

[insura]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만삭의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무죄가 확정된 남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과 관련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서울중앙지법은 민사합의 36부는 이날 A씨가 미래에셋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면 계약 동의에 흠결이 있어 보험계약이 무효라는 미래에셋생명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같은 법원 민사합의 37부(부장판사 박석근)는 A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약 30억원의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서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민사합의 37부는 ‘계약 체결 시 피보험자인 망인(A씨 아내)의 서면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망인은 국제 결혼한 외국인으로 독해 능력이 떨어서 계약의 의미를 이해하고 진정한 의사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는 보험사 측 주장을 배척했었지만, 이번 민사합의 36부는 달리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2014년 8월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서 승합차를 운전하다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동승자였던 임신 7개월의 캄보디아인 아내(당시24세)가 사망했다.

검찰은 A씨가 아내 앞으로 95억원 상당의 여러 보험금 지급 계약을 한 점과 아내의 혈흔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근거로 살인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재판 과정서 A씨 측은 ‘A씨가 업무로 인해 21시간 이상 숙면하지 못해 극도로 피곤한 상태서 졸음운전을 해 사고가 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1심은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했다.

2심은 A씨가 범행 전 다수의 보험에 가입했다며 유죄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대법원은 살인과 사기혐의는 무죄를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치사혐의는 유죄로 인정하고 금고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A씨는 3개 보험사를 상대로 약 95억원의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냈으며, 미래에셋생명을 상대로는 30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민사소송서 엇갈린 판결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향후 판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