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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發 ‘실손보험’ 맛집 대잔치… ‘비급여 의료쇼핑’ 요지경

[2021-12-03 15:16:00]

작년 실손보험금 수령액 상위 5명 중 4명, ‘비급여 진료’로 평균 7100만원 수령… 업계 “소수의 비급여 과잉의료, 전체가입자에 전가”

[insura] #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 A씨는 지난해 ‘사지의 통증’을 이유로 252차례 병·의원 진료를 받았다. 그에게 지급된 보험금은 7491만원으로, 실손보험 진료비의 97% 이상은 비급여 진료, 이 중에서도 특히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에 쓰였다.

지난해 외래환자 중 실손보험금 최고액 수령자 5명 가운데 4명은 A씨처럼 중증질환 치료가 아닌 ‘도수치료’에 수천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5개 보험사(삼성·현대·DB·KB·메리츠화재)의 외래진료 실손보험금 수령액 상위 4명은 ‘근골격계 만성통증’ 환자로 나타났다.

동기간 실손보험금 수령액 2위인 B씨(72)의 경우 307회 진료를 받아 보험금 7416만1000원을 받았다. 진단명은 ‘신경계통의 상세불명 퇴행성질환’, ‘사지의 통증’, ‘골반부분 및 대퇴 통증’으로, B씨는 고령으로 인한 만성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며 의원급서 도수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또 C씨(52)는 ‘기타 명시된 추간판전위’ 진단명으로 308회에 걸쳐 의원급서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를 받아 보험금 7158만1000원을수령했다. 기타 명시된 추간판전위란 ‘일자목’ 같은 척추부위 변형과 통증을 가리킨다.

수령액 상위 5명 가운데 중증질환자는 다섯번째로 많은 진료비를 받은 53세 유방암환자뿐이다.

외래진료비 보험금 수령액 상위 5명의 평균보험금은 6945만8000원, 외래진료 횟수는 평균 285회로 집계됐다. 보험금 청구액 중 비급여진료비가 95%에 달했다.

이밖에도 실손보험금 수령액 상위 50명 안에는 각종 ‘근골격계 만성통증’을 이유로 1년에 200회이상 도수치료를 받고 4000만원이 넘는 비급여 진료비를 지출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금청구 내역만으로 환자의 상태나 치료 내용을 단정할 수 없지만, 방문의료기관 종류·주 진단명·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같은 진료 항목을 볼 때 일부 고액수령자의 과다 이용이 의심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고액 수령자는 모두 ‘1세대’ 구(舊)실손보험이나 ‘2세대’ 표준화 실손보험 가입자들이다.

이 관계자는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실손과 그 후 2017년까지 팔린 2세대는 자기부담비율이 0∼20%로 낮아 과도한 이용을 부추기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급여 진료는 이용량과 비용이 전적으로 의료기관 자율에 맡겨져 있어 지난 몇년 새 청구액이 통제 불능으로 느는 추세다.

특히,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 근골격계 분야의 비급여 재활·물리치료는 연간 40% 안팎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실제 5개 주요 손보사가 지급한 비급여 재활·물리치료비는 2018년 2392억원서 지난해 4717억원으로 불어 2년간 증가율이 97%가 넘는다.

도수치료의 경우 무분별하게 늘어나며 소아과·피부과·산부인과에서도 시행, 의과가 아닌 치과에서도 청구 사례가 나오는 실정이다.

문제는 소수의 비급여 진료 과잉 이용이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최근 손보업계는 내년 1세대 실손보험료 15%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험개발원에 제출했다.

올해 실손보험서만 3조5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비급여 진료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의료기관과의 협의가 필수적인 사안인 만큼, 보건당국 및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단 게 업계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