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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지보험시장 "비상사태"… 환급률↓ 가입문턱·보험료↑

[2020-05-29 14:01:30]

불완전판매·高손해율·과당경쟁 논란 속, 현행 무해지 '역사 속으로'… 당국, 상품구조 변경 → 全보험기간 표준형보험 환급률내 설계해야

[insura] 무해지환급형보험(해지환급금미지급형, 이하 무해지보험) 판매 전선이 '비상사태'다.

불완전판매·손해율 논란發 보장금액·환급률 축소가 예고된 데 따른 행보다.

'무해지보험'은 가입이후 중간에 해지하지 않고 납입기간까지 계약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높은 보장, 만기시 기납입보험료를 해지환급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단, 중도해지시 해지환급금이 거의 없다.

국회와 금융당국의 소비자 경보·주의조치 이후 되려 무해지보험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표준형 대비 20~30%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널리 알려지면서다.

특히 최근 무해지보험을 둘러싼 변화를 감지, 가입을 서두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28일 업계 및 상품전문가들에 따르면, 高환급률을 위시한 무해지보험의 설 땅이 좁아질 조짐이다.

불완전판매 논란發,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 조치와 함께 무해지보험의 상품구조 자체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

인스밸리 서병남 대표는 "2015년 저해지상품으로 시작, 2017년부터 본격판매된 무해지보험은 시판 3~5년만에 어느덧 주력 판매상품으로 자리잡았다"라며 "현재 TM대리점서 판매중인 무해지보험 판매현황을 보면 올해 1~5월 매출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합건강보험, 어린이보험, 간편가입보험, 종신보험, 치매보험 등을 중심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무해지보험 인기 요인

승승장구의 비결은 단연 저렴한 보험료다. 일반상품과 동일보장을 받으면서 납입기간까지만 해지를 하지 않는다면 더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

일반 표준형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30~40%까지 보험료가 저렴하다.

예컨대, M보험사 어린이·종합보험 ▲기본계약 1억원 ▲암진단 3000만원 ▲뇌혈관·허혈성심장질환진단 각 1000만원 기준(100세만기 20년납), 10세 가입자가 표준형에 가입할 경우 월보험료는 5만2390원이지만 무해지형은 3만4760원으로 약 50.72% 저렴하다.

성인 가입자 역시 마찬가지. 50세가 표준형에 가입하면 10만7510원의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지만 무해지형으로 가입하면 7만970원(표준형比 34.74% 저렴)만 납입하면 된다. < 1면 표 참고 >

서 대표는 "보험사들선 무해지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른 상품에 비해 보장받을 수 있는 한도를 높이거나 사망연계 조건 등을 완화하는 등 판매조건을 유리하게 해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요인으로는 과거와 달리최근엔 중도 환급률 등을 따지기보다 순수하게 보장을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다.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고객 속성상 가성비 높은 무해지보험이 이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효율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부합, 순수한 보장을 저렴하게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눈높이가 맞으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 유지ㆍ해지ㆍ손해율 '도마 위'

이렇듯 무해지보험시장이 급성장하자, 중도해지시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서 대표는 "그동안 무해지보험은 불완전판매관련, 유지율·손해율·해지율 적정성 등으로 적지 않은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며, "일부선 보험사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인해 무해지보험의 수명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무해지 상품선 불완전판매가 많아지면서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도 같이 재기된 바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무해지보험의 판매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

■ 무해지보험 개정 향방

상품관리규정 개정과 관련, 논의 중인 내용에 의하면 현재의 무·저해지보험을 저축성상품으로 오해할 소지가 없도록 개정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이 같은 내용이 확정돼 상품관리규정이 개정되면 납입기간 중 중도해지시 환급금이 없는 무해지보험이거나 50%미만인 저해지보험은 전 보험기간 동안 표준형 보험의 환급률 이내로만 설계해야 한다.

현행 무해지보험은 납입기간 동안 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30%가량 저렴한데, 납입기간이 끝나면 표준형과 환급금이 동일해진다. 표준형 대비 이미 납입한 보험료가 더 작으니 환급률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는 것.

그런데 앞으로의 무해지보험은 전 보험기간에 걸쳐 표준형 보다 환급률이 작아야 한다. 이를 위해 환급금을 낮추거나 없애거나, 또는 보험료를 더 높여야만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는 어렵다는 게 상품전문가들의 중론.

■ 현행 무해지보험이 없어지면?

상품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무해지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 이후엔 표준형보험이 판매되거나, 납입기간 중 50% 이상 저해지상품, 또는 갱신형이거나 아니면 아예 전기간에 걸쳐 환급금이 없는 상품 등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무해지보험이 없어지고 표준형으로 가입해야 된다면 남자 10세·어린이보험 기준 현재의 무해지보험 보다 50% 이상 보험료를 더 내야하며, 40세인 경우도 현행 대비 40%이상 보험료를 더 내야한다.

만일 갱신형으로 가입해야 한다면 100세까지 보장받는 경우 갱신시마다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으며, 또한 100세 직전까지 보험료를 계속해서 내야만 한다.

서 대표는 "조만간 해지율·예정이율 조정 등으로 보험료가 일부 상향되거나 환급률이 대폭 축소, 급기야 판매 중단 사태까지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무해지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상품변경 및 판매중단 전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