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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자가 보험 36개?… 法 "부당 목적, 보험금 반환하라"

[2020-04-03 14:01:10]

'위궤양·식도염'만으로 보험금 5억원 수령… 유명병원 돌아다니며 장기입원 등 "사건 파기환송"

[insura] 보험료를 낼 능력이 없으면서 수십개의 보험에 가입·장기입원을 하고 수억원의 보험금을 챙긴 보험 가입자에 대해 대법원이 "부정 취득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2일, 대법원은 A보험사가 보험 가입자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B씨는 2005～2016년까지 A보험사를 포함해 보험사 7곳에 보험 계약 20건을 체결하는 등 모두 36건의 보험에 가입했다.

B씨의 월 납입 보험료는 153만원에 이른다.

보험가입 기간 동안 B씨는 설사나 위장염·식도염 등으로 장기 입원치료를 받았다.

2007∼2009년 약 400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고, 2009∼2014년 940일을 병원서 지냈다.

그 뒤에도 위궤양 등으로 통원치료와 단기 입원을 반복했으며, 이렇게 해서 받은 보험금은 5억3000여만원이다.

보험사는 "불필요한 병명으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입원일당 위주의 고액의 보험금을 수령했다"며 부정한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고 보험금 반환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입원 병명과 치료내역 등을 통상적인 경우에 비추어 볼 때 입원 횟수와 입원 기간이 상당히 잦고 길다"고 밝혔다.

또한 B씨가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과다하게 보험에 가입한 점도 고려됐다.

대법원은 "별다른 직업이 없는 상태서 보험계약을 체결했고, B씨 남편의 수입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B씨의)경제적 사정에 비춰 부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액인 보험료를 내야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B씨의 수상한 행적도 꼼꼼히 따졌다.

B씨는 A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기 전까지 1855일중 940일동안 또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이 기간에 대해서는 다른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고는 그 다음날부터 입원은 따로 A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것.

이에 대법원은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은 순수하게 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보험사고를 빙자해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가입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사건을 돌려보낸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과 2심은 "원고(A보험사)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보험사의 소송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