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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간병비 지급?"… 당국, '치매보험 과열경쟁' 경고

[2019-03-22 14:02:00]

금감원, '경증치매 고액보장 / 중증치매간병비 종신지급' 高리스크 지적 … 개정 치매보험서 '경증치매 가입한도·간병비 지급기간' 대폭축소 전망

[insura] 치매·간병보험시장에 불어닥친 '高보장' 바람이 옐로우카드를 받았다.

최근 손보업계는 고액의 '경증치매진단비'를, 생보업계선 '종신지급형 중증치매간병비(생활비)'를 무기로 치매보험시장 선점에 총력전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및 전문가들은 관련시장 확대관련 긍정적 평가와 동시에 지나친 과열경쟁 부작용에 따른 우려 섞인 시선이다.

21일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이 보험사들에 '치매보험상품 운영시 유의사항 안내' 공문을 보냈다.

"경증치매 보장급부가 지나치게 높게 설계됐다"는 경고에 다름아니다.

기존 치매보험은 전체 치매환자의 2.1%에 불과한 중증치매만 보장했지만, 최근 경증치매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경쟁 출시되고 있다.

특히 손보업계를 중심으로 '경증치매진단비 확대' 경쟁이 한창이다.

예컨대 최근 K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NH농협손보는 경증치매진단비 보장을 2000만원(기존 1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매출확대 차원서 경증치매진단비를 3000만원으로 일시적 상향, 보장경쟁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한 보험사가 진단비 등 보장을 확대하면 그 다음날 즉시 여타 보험사들이 맞대응하면서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쳐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당국은 '경증치매 진단'만으로 고액의 보험금 수령이 가능, 이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또한 '타사 가입현황'이 보험가입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 점도 우려했다.

현행 암보험 등은 가입내역 조회시스템으로 타사 가입여부를 조회, 보험금 한도 초과시 가입을 까다롭게 한다. 중복계약 및 보험사기 사전적 예방을 위한 취지다.

그러나 치매보험은 이같은 제동장치가 없어 중복가입 등 보험사기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지적이다.

낮은 가입문턱發, '높은 손해율' 역시 문제로 지목된다. 고혈압·당뇨 등의 유병자까지 간편심사만으로 고액의 경증치매진단비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

금감원은 "최근 치매보험 판매급증 속, 비합리적인 보험설계 등으로 보험사기 유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계약심사 등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생보업계선 "중증치매간병비가 죽을 때까지 지급된다"라는 식으로 홍보, 치매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소생보사에 이어, 최근 한화·교보생명서도 '간병비(생활비) 종신지급형' 치매보험을 런칭해 화제다.

중증치매진단시 생활비(간병비) 명목으로 매월 100만원이 평생에 걸쳐 지급되는 구조다.

이처럼 경증치매에 거액을 일시금으로 주거나, 중증치매에 일정금액을 종신지급하는 상품구조는 보험사 입장서 리스크가 커 일부 상품은 재보험 가입조차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등 일부 손보사의 치매보험이 재보험 가입을 거절당했으며, 한화생명도 재보험관련 어려움을 겪자 '중증치매간병자금' 지급기간을 '종신'서 '일정기간(5년, 10년 등)'으로 축소하는 등 내달 상품구조를 재설계할 계획이다.

한편, 금감원은 치매보험 판매실적 확인 및 위험도 측정 등 현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당국發 경고 속, 개정 치매보험선 '경증치매진단·중증치매간병비 지급기간'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