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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치매 지속' 'MMSE-K 평가'… 치매보험, 독소조항 수두룩

[2019-01-16 14:02:30]

●CDR 3점 + MMSE-K 평가 19점이하 충족시 중증치매 인정 ●모든 치매(×) → 약관 명시 치매만 보장(○) ●치매 90일내 호전되면 보장(×)

[insura] '치매상태가 90일이상 계속되지 않고, 그 상태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게 된다면?'

'정신질환·약물투여로 인한 인지기능장애서 비롯된 치매는?'

'중증치매(CDR척도 3점이상) 진단확정을 받았지만, 간이인지기능검사(K-MMSE) 점수가 19점이상 이라면?'

'진단받은 치매가 전두측두엽치매(질병분류기호 G31), 레비소체치매(G31.81)라면?'

안타깝게도 A·B·C·D·E사 치매보험 가입자는 이 경우 보장받을 수 없다.

주요 보험사 치매보험 약관에 표기된 각종 독소조항들이 도마 위에 올라 주목된다.

보험계약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 보험사·보험설계사들이 어떤 종류의 치매를 보장하는지,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치매보험금이 지급되는지 등을 가입자들에 충실히 고지하지 않고 있는 것.

화려한 포장을 위해 '최고 보장금액' '高해지환급률' '유병자 인수'만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업계 및 상품전문가들에 따르면, 머지않아 치매보험이 '민원 화약고'로 전락할 위기다.

그 배경엔 설명의무를 소홀히 한 불완전판매가 중심을 잡고 있다.

보장이 제한적인데도 불구 보험사·설계사가 가입시 이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

예컨대, 대다수 보험사 치매보험엔 '90일 지속요건'이라는 함정이 숨어있다. 진단받은 치매가 호전-악화를 반복하는 등 치매상태가 90일이상 지속되지 않으면 경도치매건 중증치매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된다.

모든 치매를 보장하지 않는 다는 점도 치매보험 꼼수다. 생보사선 보장하지 않는 치매에 대해, 손보사선 보장하는 치매에 대해 약관에 명시해둔다.

한 보험전문가는 "모든 보험은 약관에 명시된 문구에 따라 보상의 희비가 갈린다"며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약관상 치매 분류에 관계없이, 그저 CDR 척도에 따라 치매보험금을 받는 줄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대량 민원이 발생할 위기다.

실제 본지가 주요 보험사 치매보험 약관 분석결과, 독소조항이 수두룩했다.

메리츠화재 '간편한치매간병보험'은 중증치매진단시 최대 1억3000만원을 지급한다며 홍보 중이다.

그러나 여기엔 무려 다섯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뒤따른다.

해당 상품약관에 의하면, 먼저 가입일로부터 1년이 경과해야 하며 두 번째 CDR척도 검사 결과가 3점이상 해당돼야 한다. 이어 세 번째, CDR척도 3점에 해당하는 중증치매상태가 발생시점으로부터 90이상 계속돼 더 이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가 돼야한다.

문제는 메리츠화재 치매보험에만 존재하는 네 번째 항목이다. '한국형 간이인지기능 검사(MMSE-K,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결과가 19점이하여야 하는 것.

다소 생소한 한국형 간이인지기능 검사는 인지기능 선별검사로서 점수의 범위는 0~30점(24점이상 정상, 20~23점 치매의심, 19점이하 확정적 치매)까지이며 점수가 낮을수록 중증을 의미한다.

타사가 CDR척도만 들여다본다면, 메리츠화재 치매보험은 한국형 간이인지기능 검사 또한 통과해야 하는 셈.

< 금융보험통신 표 참고 >

하지만 약관에 명시해둔 치매에 걸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F00) △혈관성 치매(F01) △달리 분류된 기타 질환에서의 치매(F02) △상세불명의 치매(F03) △치매에 병발된 섬망(F05.1)에 대해서만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간단하고편리한치매보험'도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F00) ▲혈관성 치매(F01) ▲달리 분류된 기타 질환서의 치매(F02) ▲상세불명의 치매(F03) ▲치매에 병발된 섬망(F05.1) ▲알츠하이머병(G30)에 대해서만 경도·중등도·중증치매진단비를 지급한다.

마찬가지로 90일이상 치매가 계속돼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지만, 피보험자가 장래에 더 이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엔 진단일로부터 90일이 경과하기 전이라도 '경도치매상태(CDR척도 1점)' 또는 '중등도치매상태(CDR척도 2점)', '중증치매상태(CDR척도 3점)'로 최종 진단 확정될 수 있다.

DB손보 '착하고간편한간병치매보험' 역시 현대해상 약관과 동일한 방식, 경도·중등증·중증치매를 보장한다.

상품전문가는 "한국표준질병분류표서 표기하는 치매만 38가지"라며 "손보 치매보험의 경우 보장하는 치매 종류가 5~6종에 불과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흥국생명(가족사랑치매간병보험), 한화생명(간병비걱정없는치매보험), DB생명(간병비평생받는치매보험) 등 생보 치매보험은 정신질환(정신분열병·우울증 등)으로 인한 인지기능의 장애 또는 알콜중독, 의사 처방에 의하지 않는 약물 투여로 인한 인지기능 장애를 원인으로 발생한 치매를 제외, 모든 재해·질병 경도~중증치매를 보장한다.

'중증치매진단(CDR척도 3점)시 종신토록 간병비 지급'이라는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지만, '90일이상 중증치매가 지속돼야 한다'는 문턱을 넘어야만 보장이 가능하다.

라이나생명 '간병비주는치매보험'은 '90일이상 치매 지속'이라는 독소조항이 없지만 중증치매 보상범위가 생보업계 치매보험 중서 가장 좁다. 경도(CDR척도 1점)·중등도(CDR척도 2점)치매의 경우 정신질환·알콜중독·약물투여를 원인으로 한 치매를 제외, 모든 재해·질병 치매를 보장하지만 중증치매(CDR척도 3점)는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F00) △혈관성 치매(F01) △달리 분류된 기타 질환서의 치매(F02) △상세불명의 치매(F03) △치매에 병발된 섬망(F05.1)에 대해서만 보장한다.

보장개시일이 각기 다르다는 점도 혼란을 야기한다. 흥국·한화·DB·라이나생명은 가입 1년이후 KB생명은 2년이후부터 보장한다.

독소조항을 숨긴 채 '최대 보장금액'만을 앞세운 치매보험 불완전판매를 근절키 위해서라도, 당국發 제동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