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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낸 음주운전자가 집행유예?… 종합보험이 처벌감경 요소
[2018-10-11 14:08:00]
 
음주운전 사고 10명 중 7명 집행유예 "재범률도↑"… 국회 법제사법위 채이배 의원 "처벌 회피용 '자동차종합보험' 등 양형기준 개정 촉구"

[insura] 최근 부산 해운대 윤창호 학생 사고로 인해 음주운전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다.

현행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음주운전범죄자에게 10년이하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대법원 양형기준은 음주운전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최대 징역 3년만을 선고하도록 규정돼 있는 등 음주운전범죄자에 지나치게 유리하다.

산업현장서 안전조치 미비로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범죄 역시 마찬가지다. 7년이하의 징역형이 규정되어 있으나 양형기준상 최대 형량은 3년 6개월에 불과하다.

현행 양형기준이 범죄를 예방하기보다 오히려 '방조·조장''사고재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음주운전사고 지급보험금 3568억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사망사고 등 음주운전 범죄자에 대한 처벌 양형기준엔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유무가 법원의 처벌 감경 요소에 포함돼 있다.

특히 자동차종합보험 가입만으로도 처벌 감경을 받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다.

채이배 의원은 "운전자 중 98%(2017년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보고서)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전체 음주운전 범죄자는 처벌 감경 적용대상이 된다"고 꼬집었다.

음주운전 사고는 보험업계서도 골칫거리다. 교통사고 10건 가운데 1건은 음주운전 사고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연 평균 4621명, 부상자는 35만400명에 이른다.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인명 및 재산손실 비용 또한 이미 지난 2012년 1조원을 넘어섰으며,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규모도 2015년 기준 3568억원에 달한다.

음주운전 가해자에게 적용되는 '자동차 보험사고 부담금 제도(사고 1건당 대인 300만원, 대물 100만원 부담)'역시 사고 예방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음주운전자가 최대 400만원(대인·대물 합산)만 물어 내면 피해자 손해배상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한 보험전문가는 "음주운전 가해자의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 가해자의 민사적 책임부담을 완화시킨다"며 "민사적 손해배상 합의가 있으면 법원서 형량을 감경해 주기 때문에 통상 음주운전사고에 대한 실형비율은 2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음주운전치사상… 72%가 집행유예
이에 따라 음주운전 치사상죄 사범의 집행유예 선고율은 지난 2012년 49.8%서 지난해 71.8%로 급증했다. 음주운전 치사상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를 저지른 범죄자 10명 중 7명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곧 음주운전 재범률 증가로 연결됐다. 지난 2012년 42%였던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6년 44.5%로 2.5%p 상승했다.

3회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도 증가일로다. 2010년 44만307명(14.6%)서 2015년 44만986명(18.5%)으로 그 숫자와 비중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업계도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위해 현행 양형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음주운전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사고를 내지 않더라도 음주운전 그 자체만으로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절대 금해야 한다는 게 보험업계 전반의 공통된 목소리이다.

업계에 의하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먼저 과실 비율 산정에 불이익이 따른다.

음주운전 사고는 기본 과실 비율에서 최대 20%p 가산된다. 자동차보험료도 최근 2년 내 음주·무면허·뺑소니 등 2회이상 중과실 경력이 있다면 10~20%이상 할증된다. 또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다 해도 음주(무면허 포함) 사고는 보험사 면책이다.

음주운전 차량의 동승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음주사고 피해가 발생한 경우 동승자는 산정된 보험금에서 40% 감액된 금액만 보상받을 수 있다.

■ 근로자 사망케 했는데 집행유예?… 산재보험가입자도 특혜
한편, 산업현장에서 안전조치 미비로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범죄 역시 마찬가지다.

현행법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시 7년이하의 징역형이 규정돼 있으나 양형기준상 최대 형량은 3년 6개월에 불과하다. 이 같은 경우도 산업재해보상법상 의무가입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면 감경 요소가 적용되며 및 집행유예 선고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된다.

비정규직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야기했던 지하철 구의역 사건의 경우도 재판에 넘겨진 9명 중 7명이 유죄가 선고됐으나 가장 무거운 형을 받은 용역업체 대표가 1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데 그쳤다. 다른 관련자도 500만~1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다.

고용노동부 및 법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5~2017년)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람은 5500명이 넘음에도 전체 재판에 넘겨진 2734건(1·2심 기준) 중 단 12건만이 금고·징역형을 선고받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범 중 불과 0.4%만이 금고·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채 의원은 "형벌 규정은 위반자에 대한 처벌의 의미를 넘어 입법자가 형사정책적으로 예방효과를 목표로 한 것인데 이를 양형기준이 무력화·형해화시킨 것은 입법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상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종합보험, 산재보험 가입을 감경요소로 보는 것은 사실상 '처벌회피용 보험’과 다름 아니다"라며 관련 양형기준에 대한 개정을 촉구했다.


유은희기자 reh@insur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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