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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사건' 심평원 회신자료… 증거능력 "無"

[2018-04-26 14:01:20]

大法, 보험사기 관련 입원적정성 검토한 회신… "작성자 법정진술 있어야 증거능력 인정"

[insura.net] 보험사기 사건서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회신자료는 '전문증거'로 일종의 의견서일 뿐, 그 자체로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정서 증거로 신뢰할 만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다.

25일, 대법원은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55)씨 등 6명의 상고심서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 씨는 1997년 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8개 보험사에 보험가입을 한 뒤 허위로 입원하는 방식으로 약 3억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씨의 가족도 같은 방식으로 각각 수억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이 과정서 이 씨 등이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는데도 장기입원을 했다고 판정한 심평원의 입원 진료 적정성 여부 등 검토의뢰에 대한 회신문건을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상업장부나 항해일지, 진료일지, 금전출납부 등과 같이 범죄사실의 인정여부와 관계없이 자기에게 맡겨진 사무를 처리한 내역을 지속·기계적으로 기재한 문서는 사무처리 내역을 증명하기 위해 존재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연히 증거능력으로 인정된다.

이 같은 문서는 업무의 기계적 반복성으로 허위가 개입될 여지가 적고 문서의 성질을 볼 때 고도의 신용성이 인정돼 반대신문이나 작성자를 소환해도 서면 제출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 입법 취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해 작성된 문서'라는 조항이 있는데, 검찰은 1, 2심서 심평원 회신문건을 이 문서로 보고 증거 신청을 했다.

1·2심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문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 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문건이 맞는지 살폈어야 했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심평원 문건에 대해 피고인들이 증거를 동의했다가, 증거조사 완료 전에 철회하면서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 인정을 위한 조건도 구비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증거로 채택, 조사한 다음에 이를 주된 증거로 삼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1심 판단을 유지했는데, 이는 증거능력이 있는 문서에 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했다.

이어 "단, 2심 재판서 회신문건을 작성한 심평원 관계자가 법정에 출석해 문건이 진정하게 작성됐다는 점을 진술하면 적법한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