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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모럴해저드"… 작년 보험사기 적발액 '역대 최고'

[2018-04-18 14:01:50]

금감원, 대통령선거 등 수사여건 악화불구 "7300억 적발"… 허위·과다병원 진단사기(전체 73.2%) 등 "범죄인식 태부족"

[insura.net] # A병원은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들에게 실손의료보험으로 MRI촬영 등 고가의 진료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허위 입원확인서를 발급했다. 또 허위로 도수치료 확인서를 발급하거나 비의료인 운동치료사를 고용한 뒤 도수치료를 일삼아 7억4000만원을 타냈다.

#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B씨는 친구 10명에게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허위사고를 통해 입원·수술·장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5억7000만원을 빼돌렸다. B씨는 모집수당을 받을 목적으로 보험을 가입시켜 보험료를 대납하고, 이후 허위 사고 등으로 보험금을 편취했다.

# C안과는 양쪽 눈을 동시에 백내장 수술하고 환자들에게 2일에 걸쳐 각각 수술한 것처럼 허위 진단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총 1억1000만원을 편취하도록 도왔다.

보험사기 적발금액 규모가 73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원 등 치료비를 허위로 꾸미거나 과장해서 청구하는 보험사기가 급증하면서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액은 7302억원으로 전년 7185억원 대비 117억원(1.6%)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적발액 6549억원과 비교해 753억원(11.5%)늘어난 것으로, 역대최대 적발 금액이다.

적발 인원은 2016년 8만3012명서 지난해 8만3535명으로 523명(0.6%)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적발액은 870만원으로 동일한 수준이었다.

통상 보험사기는 살인·방화 등의 강력범죄가 동반되는 것으로 인식됐으나, 실제로는 범죄행위 인식이 강하지 않은 형태의 허위·과다사고 유형의 보험사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제 장기손보 보험사기 적발액이 2743억원서 3046억원으로 303억원(11%)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허위·과다입원 적발액은 840억원서 1265억원으로 425억원(50.5%) 급증했다.

반면, 살인·자살·방화·고의충돌 등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적극적 형태의 보험사는 12.2%(891억원)로 전년대비 26.7%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역시 3231억원서 3208억원으로 23억원(0.7%), 생보는 963억원서 728억원으로 236억원(24.5%) 적발액이 감소했다.

박종각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지난해에는 대통령 선거와 심평원의 입원적정성 심사지연 등으로 보험사기 수사여건이 악화됐음에도 보험사기 적발액이 역대 최대 금액을 경신했다"며 "다수 보험에 가입한 후 허위 또는 과다 청구하는 입원, 장해 관련 장기손해보험 보험사기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대별 보험사기 비중은 경제활동 적령기인 30~50대는 줄고, 20대와 60대 이상은 늘었다.

20대의 경우 2015년 13.5%서 2016년 14.4%, 지난해 15.5%로 비중이 확대됐다.

60대 이상 역시 2015년 12.9%에서 2016년 13.9%, 지난해 14.5%로 규모가 커졌다.

성별 적발인원은 남성이 5만7368명(68.7%)으로 여성 2만6167명(31.3%)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부국장은 "허위·과다사고 비중이 높은 것은 이 행위들을 범죄행위라고 인식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해당 유형들은 결국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엄연한 범죄행위며, 2016년 9월부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처벌을 강화했으므로 관련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