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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發 ‘펫보험 활성화’… 상품 다양화 + 보상비율↑ 보험료↓

[2023-10-17 11:07:00]

금융위, ‘반려동물보험 제도개선 방안’ 발표… ‘진료내역·진료비 서류발급 의무화’ ‘종·질병 특성 반영 상품 개발’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설립’

[insura]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의 상품구조가 다양화, 보장범위를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상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펫보험 전문보험사가 등장, 보험가입 및 청구 또한 보다 간편해진다.

16일, 금융위는 비상경제장관회의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반려동물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부터 펫보험 활성화 TF를 꾸려 관계기관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고령화와 1인가구 확산, 동물보호 관심 증가 등으로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급증, 지난해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799만마리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졌지만, 양육·치료비 부담 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평균 월 양육비(15만원) 중 병원비는 6만원(40%)으로 조사됐다.

펫보험이 반려동물 양육비 및 진료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지만, 아직 가입률은 1% 내외로 높지 않다. 이는 미국(25%)·일본(12.5%)보다 낮은 수준이다.

■ 동물병원·펫샵서도 펫보험 판매

금융위는 펫보험이 합리적 요율로 운영되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키로 했다.

합리적 보험료 산정을 위해선 질병별 진료기록 등 통계 관리가 우선돼야 하지만, 현행 진료행위 명칭마저 제각각인 실정.

금융위는 수의사법을 관할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해 진료항목 표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소비자 요청시 동물병원이 진료내역·진료비 증빙서류를 의무적으로 발급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동물병원이나 펫샵 등 동일 장소에서 보험가입부터 반려동물 등록까지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한번에 받을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금도 동물병원이나 펫샵에선 펫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만기가 1년이하인 상품으로 제한돼 있다. 보험금은 동물병원에서 일일이 발급받아 보험사에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앞으로는 동물병원과 펫샵에서 장기(만기 3～5년) 상품도 가입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가 진료내역을 보험사에 비대면으로 전송하고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관련 시스템을 구축한다.

동물병원, 펫샵과 제휴한 보험사엔 반려동물 등록, 건강증진 사업 등을 허용할 방침이다. 펫보험 건강관리 리워드 한도도 현행 3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한다.

■ 보상비율 40~90%로 확대

반려동물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도 활성화한다.

현재 11개 손보사가 펫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반려동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장한도나 보험료만 약간씩 차이가 있어 보다 세밀한 보장을 가능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보험사들은 소비자들이 반려동물의 일반 진료비용부터 암·심장수술 등 중증질환까지 다양하게 선택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펫보험 상품구조를 개선하고 보장범위 등을 간소화 해 보험료를 낮춘 상품의 출시를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반려동물 연령과 종·질병을 고려해 보장범위를 세분화하고, 보상비율도 현행 50～70%에서 40～90%로 확대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을 높일 계획”이라며 “반려견에 필수적인 일부수술은 보장조건을 간소화해 보험료를 낮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무사고 또는 등록 반려동물이나 백신·건강검진에 따른 보험료 할인혜택을 강화·신설하고 과잉진료 방지장치 마련을 전제로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신규 펫보험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설립 검토

펫보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도 허용한다.

해외의 경우, 반려동물 전문사 중심으로 다양한 보험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선 펫전문 보험사 트루패니언(Trupanion)사는 보장범위를 다양화한 보험상품을 제공하고, 편리한 청구전산화 시스템 구축했다. 펫보험 가입률이 25%가 넘는 영국은 펫 보험사 ‘Bought by Many’가 사고와 질병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등을 폭 넓게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보험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는 보험사 중 판매 중인 펫보험 취급을 중단하고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진입을 허용할 계획이다. 신규로 진출하는 보험사는 재무건전성, 소비자보호 조치 등 심사를 거쳐 인가를 낼 예정이다.

다만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수의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며 실제 동물병원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해 난관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부처, 수의업계, 보험업계, 반려동물연관 산업계 등과 지속 소통해 펫보험 제도개선 과제가 실효성 있게 이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신상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업계와 수의업계의 협업”이라며 “보험업계와 수의업계 등과 계속 만나서 필요한 인센티브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를테면 협업을 하는 병원 같은 경우에는 보험업계가 등록 시스템을 지원한다든가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